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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냐 경기냐" 한은 금통위 D-7, 기준금리 인상 vs 동결 '딜레마'

by 안전미니미니 2023. 2. 16.

 

"물가를 잡느냐, 경기를 살리느냐"

오는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앞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장기간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각종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에 서민들이 시름하고 있어 경기를 살리는 데 방점을 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3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앞서 한은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0.50%였던 기준금리를 17개월만에 3.50%까지 끌어올렸다.


고물가 지속… 공공요금 인상에 물가 상승 압력 커져


한은이 통화긴축에 속도를 냈지만 물가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올 1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로 6개월 연속 5%대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6월(6.0%), 7월(6.3%) 2개월 연속 6%대까지 이어가다 8월(5.7%), 9월(5.6%), 10월(5.7%), 11월(5.0%), 12월(5.0%), 올해 1월(5.2%) 5%대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 당국은 1월에 이어 이달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 초반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기요금·상수도료·난방비 증가 등 정부발 공공요금 변수가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동월 대비 28.3% 급등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고치다.

실제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서 전기·가스·수도의 기여도는 2022년 7월 0.49%포인트에서 지난달 0.94%포인트로 확대되고 있다.


한·미 금리차 1.5%p까지 벌어지나


고물가도 문제지만 연준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한은으로선 부담으로 작용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6.4%로 시장 전망치(6.2%)보다 높았다. 전월(6.5%)과 비교해선 0.1% 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자 미 연준 인사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를 기존 예상치(5.1%)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예상보다)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고 전했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한은이 동결을 이어가면 한미 금리차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

현재 미 기준금리는 4.50~4.75%로 한국보다 1.25%포인트 높다. 한은이 오는 23일 금리를 동결하고 미 연준이 3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을 밟으면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50%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이는 역대 최대 역전 폭을 기록했던 2000년 5~10월과 같은 수준이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확대되면 안정화된 원/달러 환율이 다시 급등할 수 있고 이는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물가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고금리·고물가 경기 침체에 무게 두나


그렇다고 금리 인상만을 선호하기엔 어려운 것이 한은은 어려운 실물경제를 감안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고금리 여파로 이자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전기와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이 오른 데다 대중교통요금도 인상될 예정이어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편집인협회 월례포럼에서 "물가 안정 기조를 확고히 해나가지만 서서히 경기 문제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만약 물가 안정 기조가 확고해지면 모든 정책 기조를 경기 쪽으로 턴(turn·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추 부총리의 발언은 '경기를 챙겨야 할 시점이 왔다'는 의미로 읽힌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씨티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올 8월부터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욱 씨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은은 23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할 것"아라면서도 "소비자물가가 3% 미만으로 안정화 되기 전인 5월까지는 상반기 금리 인사 가능성을 차단하고 매파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플레이션이 3% 미만으로 안정화 될 가능성이 있는 6월부터 비둘기파적 신호를 보낼 것"이라며 "8월부터 정책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해 하반기 0.75%포인트 인하하고 내년 1분기에도 0.75%포인트 인하해 2024년 1분기까지 기준금리가 2.0%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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