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금리상향 시사한 파월] 매파 발언에 유력해진 美 `빅스텝`… 금리 동결했던 한은 고심

by 안전미니미니 2023. 3. 9.

파월 의장 "통화 긴축 지속하겠다"

한·미금리차 2%p까지 벌어질수도

환율 급등·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

한은 "지켜보겠다" 했지만 동결 풀듯

미국이 통화 긴축 기조를 더 높게, 오래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과 기준금리 격차가 최대 2%포인트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한은)은 물가 경로 불확실성·경기 부진 상황을 감안해 주요국 중 가장 먼저 금리를 동결했지만 미 긴축에 따른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외국인 자본 유출 폭이 확대될 경우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 '매파' 발언에 '빅 스텝' 유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최종적 금리 수준이 이전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만약 전체적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 핵심은 △최근 경제지표가 강하게 나와 최종금리 수준이 기존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고 △전반적인 데이터가 더 빠른(faster) 금리 인상을 요구한다면 연준은 준비가 돼 있다는 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채권 애널리스트는 "다음주 미 소비자물가가 큰 폭으로 둔화되지 않을 경우 오는 21~22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0%포인트 인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5월 FOMC에서도 0.25%포인트를 추가로 올려 최종금리가 연 5.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금리차 사상 최대 기록할까…4월 동결시 2%포인트 역전= 이에 따라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달 23일 1년 반만에 금리 인상을 멈춘 후 기준금리 인상 파급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은은 물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가계대출·부동산 경기 등 상황을 고려한 판단이었다는 분석도 적지 않았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연 3.50%)는 미국(4.50∼4.75%)보다 최대 1.25%포인트 낮다. 이는 2000년 10월 1.50%포인트 이후 22년여 만에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만약 예상대로 21∼22일 연준이 '빅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 격차는 기존 한·미 기준금리 최대 역전 폭 기록(1.50%포인트·2000년 5∼10월)을 넘어 1.75%포인트까지 커진다. 또 다음달 11일 한은이 금리를 또 동결하고 5월 FOMC에서 연준이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 격차는 사상 최대인 2.00%포인트에 달하게 된다. 한은은 기계적인 한·미 금리차보다는 시장 영향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금리 격차 자체가 환율과 외국인 자금에 기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달러와 같은 긴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고수익을 추구하는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 총재도 취임 후 여러 번 "한은의 통화정책이 한국 정부로부터는 독립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로부터는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환율은 출렁이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3거래일 새 약 2%(1.97%·25.5원)나 뛰어 작년 12월 7일(1321.7원) 이후 약 3개월 만에 처음 1320원 선을 넘었다. 이후 잠시 안정세를 보였지만 이날 파월 의장 발언 이후 다시 22원 급등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동결 이후 3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약 1조원(9139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웠고, 채권시장에서도 2월 동안 2405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은 금통위가 4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개월만에 4%대로 떨어진 점, 수출 부진 등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점 등은 변수다. 이 총재는 "물가를 우선적으로 보지만 부수적으로금융안정과 환율 등도 고려하는데, 4월 회의까지 꽤 시간이 있기 때문에 여러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댓글